베트남 생활기 14. 한국에서의 수술, 국제시장이 떠오르다 (20150216) by bigfishjy



2015년~2017년 베트남 현장생활

현장에 가기전엔 현장에 있는 시간 동안
블로그를 통해 생활기를 계속 쓰려 했었으나,
처음엔 인터넷 사정이 안 좋아서,
이후엔 시간적 여유가 없어
베트남과의 첫만남, 그리고 음식편 이후
쓰지 못했던 그 때의 이야기들.
 
지나간 사진들로 기억을 더듬으며
다시 한번 정리해 본다.

베트남 생활기 14. 한국에서의 수술, 국제시장이 떠오르다 (20150216) by bigfishjy

발이 골절되어 통증에, 불편함에 멀리만 느껴지던 길
어쨌든 그렇게 부모님이 계신 대구집에 도착했다.
(골절의 통증 - 무게가 가해지지 않을 땐 통증이 느껴지지 않으나
 일어서서 무게가 가해지는 등 힘이 조금이라도 가해지면 통증이 느껴지는 식이었다.
 통증은 마치 발 아래 칼들이 서서 내 발을 향해 받치고 있는 느낌.)

택시를 타고 대구집 근처에 내리니 갑자기
그 전에 본 "국제시장"이란 영화가 떠올랐다.
황정민이 돈을 벌러 베트남에 갔다가 부상을 입어
한국에 계신 어머니께 목발을 짚고 찾아오던 장면

그렇게 목발을 짚고 서 있자니 그 장면이 떠올랐다.
베트남에 돈 벌러 가서 휴가 때나 올 줄 알았더니.

아... 뭔가 대단한 일을 하다 다친 것도 아닌데
이렇게 다쳐서 이게 부모님께도 참 뭔 죄를 짓는 건지.

(주의 - 아래엔 부상당한 발, X-ray 사진 등 보기 불편한 사진이 있을 수 있습니다.)



드디어 대구집에 도착하여 침대에 누우니
냉찜질을 계속해도 발이 더 부어 가기 시작했다.

베트남 병원에서 X-ray를 찍었을 땐 우측 아래 한 곳만 골절이고
나머지 아픈 곳들은 그냥 멍든 정도인 줄 알았는데
한국에서 와서 제대로 검사 받으니 저 빨간 점처럼 골절된 곳이 많았다.

일단 이날은 휴일이었던 관계로 병원은 내일 가기로 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집에서도 걸어 갈 수 있는 거리에
전국적으로 유명햔 정형외과가 있었다.



다른 골절들은 일반 골절상이 그렇듯 깁스를 하고 시간이 지나면 붙는 것들이었으나
사진 속 X자 한 부위가 동강이 났고,

이 뼈의 뒷부분이 뒷꿈치뼈와 힘줄로 연결된 관계로
어쩔 수 없이 고정을 위한 수술을 해야 했다.


다음날 수술이 끝난 후 상태
양발 모두 깁스를 했다.
왼쪽깁스가 3주, 오른쪽이 5주 걸렸고
일단 양발을 모두 깁스하고 있던 기간은 병원에 입원해 있었다.



병원 옥상에서 찍었던 사진
병원에 있던 3주는 상당히 지루했다.
(물론 퇴원하고도 거의 집에만 있어야 했기에 마찬가지)

회사원이 이렇게 긴 기간 일을 하지 않게 되는 건 흔하지 않은 일이다.
이렇게 시간이 지나면 낫는 일로 인해 쉬게 됐을 땐 어쩌면 휴가로 생각될만큼.

그러나 이동이 자유롭지 않으니, 어디 마음대로 다닐 수 있는 상태가 아니니
참 지루했던 기간이었다.

바쁘면 떠오르지 않던 기억, 생각하지 않아도 될 것들도 자꾸 떠오르고.

그래서 회사일을 병원에서 원격으로 일부 하기도 했는데
오히려 좋았을 정도였다.



퇴원 후 첫 샤워를 위해 준비했던 사진
(그 동안 몸만 닦는 정도였다.)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만반의 준비 ㅋ
근데 저렇게 했다가
딱딱한데 바닥이 미끌거리게 되니 오히려 넘어질 뻔 했다.

이 상황에서 좋았던 것은
대구집에서 가족들과 있었던 시간

2008년 처음 취업과 함께 서울로 나간 후 울산, 서울, 베트남 등
계속 나가서 지내다 보니
이렇게 가족들과 오랜 시간 같이 있는 것이 참 오래간만이었다.



뼈가 다 붙고 나서 찍었던 사진
저 핀 넣은 곳이 수술한 곳이고, 빨간선이 부러진 곳

노란 선처럼 뒤의 뼈와 힘줄로 연결되어
걸을 때마다, 발을 위로 구부릴 때마다
반대로 당기는 힘이 작용하기 때문에
성가신 부분이었다.

현재는 핀을 뺐는데, 이후 통증이 없었다가
오히려 핀을 빼고 1년이 지난 후 부터 통증이 있다. 아직도.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그렇게 치료를 다 마치고
다시 베트남으로 떠났다.

현장에서는 내가 이렇게 다친 후 이상한 소문도 생겼었다.
누구 때문에 일부러 그랬을 거라는 자해설 ㅎㅎ
(난 내 몸을 일부러 아프게 하는 사람은 아니다. ㅋ)

뭐. 다시 가선 2년 끝까지 있다 보면 그런 말들은 사라지겠지.

근데 이 때만 해도 나처럼 병원 가는 일 이런게 많지 않았는데
200명 넘는 한국 사람들이 2년 동안 있다보니 참 다양한 일이 생겼다.
맹장염에 걸려 수술한 분도 5명이 넘고
사람이 많으니 참 예상치 못한 다양한 일들이 생겼다.


다음 이야기 예고 - 다시 베트남 현장에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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