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도전기 9. 면접발표, 슬픈 어버이날, 취업준비 멘탈관리

취업도전기 2019. 1. 6. 15:30


취업 도전기 9. 면접발표, 슬픈 어버이날, 취업준비 멘탈관리

얼마 전 요즘은 사람들이 거의 사용하지 않는
싸이월드를 오랜만에 들어가 봤고
처음 입사 지원을 하던 당시에 썼던
일기장을 보니 잊고 지냈던
당시 기억들이 몇가지 떠올랐다.

코스모스 졸업을 앞두고 상반기 지원을 하던 그 때
기억속에 가장 슬펐던 날은.. 어버이날이었다.

어버이날 흘렸던 눈물

날이 참 묘하게도 하필, 어버이날과 전날
운이 좋게 최종면접까지 갔던 회사 네 곳이 동시에 발표가 났고
결과는 ... 모두 탈락이었다.

TO 가 아주 많아서 뭔가 나도 들어갈 자리가 있지 않을까 하던 곳
우리과라면 들어갈 확률이 높지만, 빡세서 스펙이 좋은 친구들은 지원을 하지 않던 곳
(그렇지만 나는 여기라도 땡큐라고 생각했던 곳)
학점을 그리 많이 보지 않아서, 서류만 통과한다면 승부를 걸어볼 수 있겠다 싶던 곳

그렇게 그나마 내가 기대를 할 만하다 싶었던 곳들이 모두 포함되었기에
모두 탈락이라는 결과를 받아들이는 마음은 너무 쓰라렸다.

네 곳이나 최종을 본 것이니, 그래도 그 중에 한 곳은 되지 않을까 하던 기대
어버이날 왠지 부모님께 좋은 소식, 깜짝 소식을 전해드릴 수 있지 않을까 하던 기대
그런 기대가 있었는데.

당시 친구가 알려주어 시크릿이라는 책의 내용을 담은 동영상을 봤었고
긍정적인 마음, 뭐 그런 걸 가져야 겠다는 생각을 하던 때여서

학교에서 결과를 보고서 같이 옆에서 결과를 기다리고 봐 주던
친구들 앞에선 담담하게 있으려고, 그리고 웃으려 했다.

그러나 카네이션을 사들고 집으로 들어가던 길, 내 발길은 너무나 무거웠고
집에 도착해서도 가족들 앞에선 웃었지만
막상 내 방안으로 들어가는 순간

나도 모르게 내 눈에서 눈물이 갑자기 주르륵 나왔다.

날이 날이라 왠지 부모님께 더 미안했고, 지나간 대학생활들이 갑자기 후회되었고
그나마 기대할 수 있었던 회사들이 저게 다였는데 라는 생각이 들자 걱정도 되고
그런 복잡한 감정 속에 빠져 침대에 한동안 가만 누워 있었던 것 같다.

정답을 잘 알기 어려운, 면접이라는 관문

당시 같이 지원을 하던 형이 한명 있었다.
학번은 나보다 뒤이지만 나이는 나보다 세살 많은 형

나는 그렇게 면접마다 떨어질 때,
그 형은 면접을 보는 족족 다 합격하는 기염을 토했다.
내가 저렇게 최종 전패를 기록할 때
그 형은 당시 최종 전승, 이미 4관왕을 기록
(나는 그 중에 하나만이라도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는데..)

부럽기도 했지만 참 궁금했다. 도대체 뭐가 다른 걸까. 나는 뭘 잘못한 걸까.
그 형 또한 스펙은 나랑 고만고만.
심지어 우리끼리 면접 연습을 해보면 가장 말도 어눌하게 해서
오히려 걱정되던 형인데.
면접은 전승.

이게 답이나 이유가 아니었을 수는 있지만 친구들끼리 생각해 본 이유는
형의 장점은 윗사람 입장에서 같이 일하기 좋아 보이는 느낌이 나는 사람이라는게 아닌가 했다. 모나지 않고 선하게 조직에 들어올 수 있을 것 같은 느낌.

하여튼 면접은 여러 관문 중에서 나에겐 가장 어렵게 느껴졌다.
당시만 해도 대부분 면접은 기본 두번, 심하면 세번도 보는데,
나는 과연 그 마지막 선을 통과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

(조금 다른 이야기인데 나중에 내가 베트남현장에 있으면서 우리 파트에 같이 일할
베트남 친구들을 직접 면접을 보고 뽑았었는데,
막상 누군가를 뽑는 입장이 되어 보니, 그전엔 생각하지 못한 것들을 보기도 했다.
대규모 채용은 다르겠지만, 특정 조직, 파트에 들어올 사람을 뽑는 상황이 되니
기존에 있던 다른 직원과의 궁합이라고 할까.

축구로 치자면 모두 공격수로 뽑을 순 없고
기존에 있던 직원 성향이 공격수라면, 새로운 직원은 미드필더, 수비수 같이
조금 다른 성향 서로 보완해 줄 수 있는 사람인지도 보게 되었다.
그리고 새로 뽑는 이유가 되는 추가된 일의 성격이
많은 자료, 엑셀 등을 다루는 일이면 꼼꼼한지 등 거기에 맞는 다른 것들도 보게 되고.)

아무튼 면접이란게 면접관 마다 생각하는 게 다를 수 있기에
개인적으로는 참 어렵다고 생각한다.

회사에 들어간 후 한 상무님이 술자리에서 하셨던 말씀이 생각이 난다.
면접자들이 방으로 들어오는 순간 이미 50%이상 결론이 난다고...
헐.. 하긴 뭐 그 연륜과 경험속에서 사람을 보는 눈 이런걸 더 갖게 되셨을 테니
짧은 순간 더 많은 걸 보시긴 하겠지.

왼쪽 뺨을 맞으면, 오른쪽 뺨을 내밀자

그렇게 내 방으로 들어와 침대에서 눈물을 주르륵 흘리며
멍하니 누워 있길 얼마간 하고 나니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지금 뭘하고 있지.

그래 상반기 이제 한달 조금 넘는 시간만 남았지만, 아직도 뽑는 회사들은 많잖아.
대기업이란 곳만 써도 이렇게 많이 썼고, 아직도 쓸게 많은데
규모가 더 작은 곳은 아직 써 본 것도 아니고, 그것만도 몇 만개는 될 건데
아직 슬퍼할 때가 아닌 것 같다.

세상이 나의 왼쪽 뺨을 때린다면, 오른쪽 뺨을 내밀어 보자.
그런 생각이 들었고, 모든것들을 다 해봤다고 생각하기 전까진
끝난 것처럼 지쳐하거나 슬퍼하지 말자라고 생각했다.

좋진 않다. 무언가 거절당한다는 기분이.
탈락이라는 결과 속에서 무조건 강해지라고 하긴 어렵다.
무조건 강한 멘탈을 가져야 한다고 하긴 어렵다.

그래도 이 글을 볼 누군가에게 비슷한 상황에 있다면 하고 싶은 말은
지금까지도 고생이 많았지만 힘들겠지만 정말 끝날 때까진 끝난게 아니니
어디서 누군가 날 필요해 할지 지금은 모르는 걸 수도 있으니
너무 빨리 지치진 말길..
그리고 아직 생각보단 젊고 생각지 않은 또 다른 기회가 어디서 올지 모른다는거.

나름 새로운 다짐을 하고 그 뒤에 있을 면접에선 조금씩 변화를 줬는데
오히려 스타일도 말도 진짜 나같이 보이려 했다. 이후에는.
다른 것보다 그렇게 해보고 나야 잘 안되도 가장 덜 후회할 것 같았다.

특이한 경우일 수도 있는데 이상하게도 나는 지나고 보면
질문을 많이 받거나, 혹은 말을 많이 했던 면접이 결과가 안 좋았고
질문이 이게 다인가 싶을만큼 질문을 받지 않거나, 내가 한 말이 적었을 때 결과가 좋았다. ㅋ



설정

트랙백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