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생활기 33. 베트남 결혼식, '누' 시집 가던 날 (20151206) by bigfishjy



2015년~2017년 베트남 현장생활

현장에 가기전엔 현장에 있는 시간 동안
블로그를 통해 생활기를 계속 쓰려 했었으나,
처음엔 인터넷 사정이 안 좋아서,
이후엔 시간적 여유가 없어
 
이어 나가지 못했던 그 때의 이야기들.
 
지나간 사진들로 기억을 더듬으며
다시 한번 정리해 본다.

베트남 생활기 33. 베트남 결혼식, '누' 시집 가던 날 (20151206) by bigfishjy

우리 파트엔 베트남 직원이 두명 있었다.
남자 직원 "롱"과 남자 같은 여직원 "누"

"누"라는 친구와의 첫만남
처음 현장에 나가 내가 있을 사무실에 갔을 때
남자 직원 같은 경우 거리낌없이 악수를 먼저 청했으나

여직원의 경우 베트남 문화도 잘 모르는데
숙녀한테 손을 먼저 내미는게 실수하는건 아닐까 싶어
주춤하고 있을 때 이 친구가 먼저 나한테 손을 쩍 내밀었다.
반갑다면서.

그리고 좀 더 지내면서 이친구가 보통 베트남 여자들보다도
좀 더 털털하고 남자같기도 하단 걸 알게 되었다.

그랬던 누가 시집 가던 날.

베트남 사람들은 결혼을 참 일찍한다. 몇가지 이유가 있는데.
첫째. 남자들이 우리나라처럼 군대에 가지 않으니 아무래도 남자의 결혼이 빠르다.
둘째. 20~30년전 우리나라처럼 결혼하는데 크게 준비할 것이 없다.
정말 단칸방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하는 것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결혼까지 가는 과정이 우리나라에 비해선 너무 쉽다. 부럽기도 할 만큼.
(그래서 내가 아직도 결혼하지 못한 것을 보고 이 친구들은 잘 이해를 못했다.
경제적인 문제가 왜 문제가 될 수 있는지도.)

그렇게 베트남에선 결혼이 빠르기 때문에 내가 있던 2~3년 그 간에
같이 일했던 롱도 장가가고, 누도 시집기고, 새로 들어왔던 푸엉이란 친구도 시집가고
어째 다 시집 장가 보내고 온 것 같다. ㅠ



우리방 누, 오늘의 주인공
남자 같던 누가 시집을 가다니.



결혼식장에 도착.
베트남에서 자주 볼수 있는 풍경이다. 길가에 천막이 쳐져 있는 모습.
도시에선 좀 다른 것 같은데 도시가 아니면
이렇게 집앞에 천막을 쳐서 결혼식장을 만든다.

그리고 베트남 결혼식에 특이한 건 결혼식을 두번한다.
신랑쪽에서 한번, 신부쪽에서 한번

어떻게 보면 괜찮은 방법 같다.
우리나라처럼 신랑쪽, 신부쪽 누구한테 가까운 곳에서 할지
신경전 같은 건 없으니.

우리가 간 결혼식은 신랑 집에서 한 결혼식인데.
이 커플은 특이한 케이스로 신랑, 신부가 동네 오빠 동생 사이라
신랑쪽이라고 나누기가 좀 그렇다.



일찍 도착했는지 아직 사람들은 거의 없다.

길 가다가 이런 천막을 많이 봤었는데,
직접 이런 결혼식에 와본건 나도 이날이 처음이었다.

신선한 경험이다.



슬슬사람들이 오고 웨딩영상 촬영하는 모습도 보인다.



오늘의 신랑 신부 사진.



베트남에선 결혼식을 할 때 피로연을 같이 한다.
마치 우리가 호텔식 결혼식장에서 밥을 먹으며 보는 결혼과 비슷하다고 할까.



흔한 결혼식 식사.



우리 현장 사람끼리 같이 앉았다.



우리현장엔 우리회사쪽에 일하는 베트남 직원만 200여명
대학을 갓 졸업한 선남 선녀들이 많다 보니
현장에서 일하며 눈이 맞아 커플이 되고, 결혼하는 친구들이 많았다.

이 커플은 우리방 "롱"과 여자친구 "화"
이 커플은 그런 커플은 아니고
롱이 먼저 일하다 여자친구 화를 부른 케이스.
이 커플도 이젠 이미 결혼한 부부.

(좀 다른 이야긴데 롱은 용룡자, 화는 꽃화자의 의미이다.
베트남 사람들 이름도 자세히 보면 우리처럼 한자 의미에서 나온게 많다.
그래서 좀 어거지지만 우리나라 이름처럼 바꿔 보는 것도 가능하다.)



어 커플은 "투이"와 "끄엉".
이 커플이 흔한 CC(컴퍼니 커플)의 예.
이 친구들은 프로젝트에서 계약이 끝나 나간 후 이젠 결혼한 커플.



우리나라 과거 잔칫날 느낌도 든다.



술도 한잔씩 부어 주고.



그렇게 기다리고 있는 중 차가 한대 등장.
아니 저건 누구인가.



우리 방 "누"
오~ 오늘은 좀 다른 사람같다.

그렇게 신랑 신부 입장.



내가 카메라를 들고 돌아다니니
"누"가 나를 향해 손을 흔들어 주었다.
역시 좀 달라.

'너 결혼하는 신부치고 너무 여유로운거 아니니?'



결혼식은 장장 두시간 넘게 진행되었다.

우리나라처럼 주례가 있거나 하진 않고
신랑 신부가 저렇게 앉아 있고

사회인지 가수인지 누군가 나와서는 노래를 부른다.
다른 사람도 노래를 부르고.

두시간 내내 거의 노래를 부른다.
말좀 하다가 노래를 부르고 말좀 하다가 노래를 부르고 ㅋ
허허.

그래도 나는 끝까지 볼 생각이 있었는데,
같이 가신 부장님들이 그만 가자는 말씀들을 하셔서
두시간까지만 보고 나왔다.

내가 촬영한 결혼식 영상.
나름 두시간 가량 본 결혼식을
3분 정도로 줄여봤다.


다음 이야기 예고 - 일만명이 한자리에 모인 날, 삼국지의 십만대군을 상상해 보다


설정

트랙백

댓글